<보이지 않는 사람들> 4회차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상시모임이 아닌, 기획모임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이 사회에서 소거되는 목소리, 잘 들리지 않는 소리,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이번에는 <병역거부의 질문들>(이용석, 오월의봄)을 함께 읽고 이야기했습니다. 진행자도 참여자도 다 읽진 않았지만, 간결한 문체와 신선한 메시지는 저희들의 마음을 이리저리 울렸습니다. 최근 <평화는 처음이라>를 구매했었는데, 얼른 같이 마저 읽어봐야겠어요. 평화운동가이자 병역거부 당사자인 이용석 선생님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합니다.
과거, 군대시절이 떠오릅니다. 사회생활이라 불리는 '야만성'을 배웠었죠. 스스로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곳에서 저의 감수성과 이성은 마비되어, 군대 간부들이 전문하사를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제 생각에도 나름 군생활을 잘 했던 편이었고요. 그것이 평화적이지 못한 삶처럼 회고되기도 합니다. 결국 군대에선, 권력은 누군가를 누르면서 부각되는 것인 것 같거든요.
병역거부의 역사가 상당히 오래전부터 시작됐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여호와의 증인'의 종교적 이유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상당히 놀라운데, 저는 여호와의 증인 종교인이 아니지만, 그 종교는 왜 전쟁을 반대했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그리고 종교를 내 삶에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종교가 내 삶을 바꾸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베트남 전쟁부터 정치적 이유의 병역거부, 선택적 병역거부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이용석 작가 자신도 병역거부를 해야겠다, 이게 옳지, 확신하지, 라는 마음이 아니라, 흔들리는 내면과 쉽게 부서질 것 같은 양심을 발견했다고 하는데요. '양심은 본디 단단하지 않고, 흔들리고 부여잡아야 하는 것'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나중에 원주에서 병역거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네요. 북토크도 좋을 것 같고, 강의도 좋을 것 같아요. 평화의 이야기가 지역에 울려퍼지면 좋겠어요. 군사도시라 불리는 원주는 병역거부를 어떻게 바라볼까요? 그리고 '전환'을 어떻게 상상해볼 수 있을까요? 우리의 병역에 대한 변동 과정은 어디까지 왔을까요. 다양한 질문이 던져집니다만, 그 나름의 해답을 찾아나가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모임은 유진 선생님께서 <용맹호> 그림책을 읽어주시는 것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정확히 병역거부에 대한 책은 아니지만, 베트남 참전을 한 한 '용맹호'(호랑이)가 일상에서 겪는 트라우마와 환각이 도드라집니다. 영화, 소설이 아닌 그림책으로 전달해서 오히려 전쟁의 참상이 부각되는 듯합니다. 선정 도서와 그림책을 연결하여 읽어주는 건 너무 좋은 것 같아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