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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리뷰] 호크마 2월 모임

모임 리뷰

호크마 독서모임은 제가 가끔 참가하는 모임입니다. 모임장의 단단한 기획력으로 40명의 멤버십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월 1회 소셜클럽을 진행하는데요. 이번 모임은 <프랑켄슈타인-투명인간-드라큘라> 3부작 시리즈로 괴물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이번 2/18(일) <투명인간>을 다뤘는데요. <투명인간>은 1897년 영국 하버트 조지 웰스가 쓴 SF소설입니다. 보이지 않는 한 남자, 그리핀의 이야기입니다.
모두에게 결말을 물어보니, 밍밍하게 끝난 것 같아 아쉽다고 하더군요. 선과 악의 갈등처럼 여겨지는 모습이 아쉽고, 캐릭터를 더욱 복잡하게 그렸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투명인간>(새움)의 이정서 번역가는 기존에 있던 <투명인간> 번역본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저자는 주인공의 죽음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시선이 존재했음을 밝힙니다. <투명인간>의 다른 번역도서(미국에서 한국어로 번역)에서 나타난 태도와 원래 다르다는 것을 말하죠. 저희 모임은 각기 다섯 권의 번역본으로 읽었기에 늬앙스가 미묘하게 다르더군요. <투명인간>이 고전소설이다 보니 긴 시간 동안 다양한 번역본이 생긴 듯합니다.
모임 참여자들은 그리핀이라는 존재를 각기 해석했습니다. 그를 색소결핍증 알비노증후군을 앓고 있는 약자, 즉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었습니다. 우리는 왜 혐오가 발생하는지, 이를 어떻게 직면하고 풀어나갈 수 있을지 이야기 나눴습니다. 나와 다른 집단을 만나는 것, 낯선 존재를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공포지만, 이를 구조화시켜 인식과 사고체계를 갖추면 차별·혐오가 됩니다. 이는 내가 속해 있는, 내가 기반되어 있는 집단의 특징을 자신과 일치시키는 태도가 아니었을까요.
가족, 우정, 공동체 등 내집단을 중요하게 여길수록 오히려 타인과의 차이를 벌리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이 하나의 공동체/집단에 속해 단일한 정체성만 갖는 게 아닌, 여러 공동체에서 영향을 주고받는 다중정체성을 가져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죠. 마치 호크마 독서모임과 같은 느슨한 공동체이더라도요. 늘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질문을 던지고, 공동체가 우리에게 선물하는 정체성과 소속감이 옳은지 질문하지 않으면, 우리는 함정에 걸려 안락함을 얻되 나와 다른 존재를 이해할 수 없는 존재가 되고, 불가항력적인 혐오가 타인에게 다다르게 되는 건 아닐까요.
<투명인간>은 자신의 취약성(색소결핍증)을 과학으로 해결하려 했던 과학자의 몰락을 다루지만, 사회와 공동체는 한 사람을 어떻게 무너뜨리고 망가뜨리는지, 결국 그리핀이라는 한 존재가 붕괴되고 죽음에 다다르는 이야기로 읽힙니다. SF는 현실을 우회해서 진실을 말합니다. 사실이 아니라, 진실을 전합니다. 인간은 투명해질 수 없으나, 혐오와 차별 그리고 폭력은 우리 사회에 만연하니까요. 보이지 않는 존재는 스스로 보이지 않게끔 숨은 걸까요, 혹은 타자가 그를 보이지 않는 존재로 전락시킨 걸까요. 작가가 던지는 묵직한 질문에 100년 전의 이야기가 다시 흥미롭게 보입니다.

나누고 싶은 질문

Q. 투명인간은 그리핀이라는 한명의 인격체다. 그는 색소결핍증 알비노증후군을 앓고 있던 청년이어서 보였을 때나 보이지 않을 때나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자신들과 같지 않다는 것, 보이지 않는다는 것, 낯선 것에 대한 인간의 두려움 때문일까? 차별과 혐오가 어떤 감정으로부터 기인하는지 함께 나누어보자.
Q. 투명인간이 된 후에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투명인간이 된 후에는 더 이상 눈에 보이는 사람들과 인간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낄 수 없는데 사회공동체로서의 약속같은 것이 투명인간에게 의미가 있을까?
Q. 그리핀이 투명인간이 된 것처럼 자신이 투명인간이 된다면 어떤 행동을 취할 것인가?
Q. 내가 그리핀처럼 낯선 이방인, 특이한 사람으로 여겨졌던 적이 있었다면 그때의 감정과 대처방법이 무엇이었는지 나누어 보자.
Q. 붕대를 둘러멘 투명인간, 맨 몸일 때의 투명인간 어떤 순간이 가장 와 닿을까?
Q. 남들에게 보이지 않지만 내가 나임을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사실 내 몸은 다 여기 있소. 머리, 손, 다리, 다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뿐이오. 지독한 골치거리지만 이게 바로 나요." 73p
Q. 인간으로서 욕망을 갖지 말아야 하는 그 경계선은 무엇일까?
“나는 인간이 욕망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던 거야. 물론 투명성으로 인해 인간으로서는 얻을 수 없는 것들을 얻을 수 있었지. 하지만 그것들을 얻는 순간 그것들을 마음대로 향유할 수 없게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