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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 리뷰] 바탕 12회차

모임 리뷰

보통 독서 모임은 인문학적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오는 편입니다. 보통 과학 도서를 선정하지 않아 예전 모임에서 과학 도서를 좋아하거나 이과생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결국 지훈 님께서 과학 도서와 같은 책을 한 권을 골라주셨습니다. <질문이 답이 되는 순간>에는 과학자 4명의 인터뷰가 있더군요. 이번 <바탕모임> 12회차는 ‘과학’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과학적 사고로 바라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낯선 질문 앞에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논쟁하며 현시대의 이름을 생각했죠.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건냈지만, 결국 인문학으로 풀리더군요. 저의 생각에 인문학적 사고와 과학적 사고는 차이가 있는데요. 인문학적 사고는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시작하지만, 과학적 사고는 옳고 그른 것 그리고 이를 겸허하게 인정하는 태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가지 모두 이 세상을 바라볼 때 필요한 관점이죠. 한 장의 종이 두께 차이로 다름과 틀림이 결정되니까요. 이를 구분하는 역량도 필수적인 듯합니다.
인상 깊은 문장을 함께 나눴습니다. “진짜 영웅은 첫 번째 사람이 아니라 두 번째 사람이라고 말이죠. 만약 두 번째 사람이 나서지 않았다면 첫 번째 사람은 우리 주위의 수많은 또라이 중 하나가 되었겠죠. 또라이 짓이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첫 번째 사람보다 더 중요한 첫 번째 팔로워가 있어야 하는 거예요.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관계가 세상을 바꾸는 거죠.” (40p) 이 문장을 보고, 김상욱 작가가 <사람을 목격한 사람>을 본 게 아닐까 추측하기도 했습니다. 과학자이지만, 꾸준히 책을 쓰면서 시민들에게 쉽게 풀어서 설명하면서, 다른 책의 개념을 가져온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한 사람이 아니라, 관계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 과학자이든 작가이든 서로 다르게 설명할 뿐 바라보는 건 같을 지도 모르겠네요.
보통 저는 대체로 책을 곧이곧대로 이해하려고 하는 편이라, 책의 구성, 맥락, 배경, 논리를 분석하며 읽진 않는데요. 독서 모임에서 ‘책 어땠어요?’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참가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더하는데, 특별히 비판적으로 책을 평가할 때가 있습니다. 책은 왜 이러지? 조금 아쉬움이 든다, 등 여러 생각을 공유합니다. 특별히 진행자(김제동)가 정재승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사적인 대화를 너무 많이 했다는 느낌을 받아 아쉬움이 컸고, 진행자가 자기의 언어로 다시 재해석을 하다 보니 강의자들이 말하는 이야기가 축소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영상으로는 재밌는 만담처럼 보일 수 있으나 책으로 옮겨 적으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김창남 교수를 초청하고 싶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나중에 바탕모임 구성원들과 함께 북토크를 준비해볼까 싶습니다. 주제 혹은 인물을 정해서 이야기를 듣는 재미가 있을 것 같네요. 저만 기획해서 진행하는 것보다 함께 논의하면서 무엇이 좋을까, 적절할까 고심하는 시간 그 자체로도 의미있을 것 같고요. 상반기/하반기 이렇게 진행해볼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그 추이를 봐야하겠지만서도요.

인상 깊은 구절

다른 어떤 동물이 만든 체계보다 이 쳬계가 우월한 것은 우리 가운데 단 하나의 개체라도 똑똑하면 그 결과물을 모두가 누릴 수 있다는 점이에요. (31p) …… 그러고보면 인간은 정말 배타적인 동물이에요. (94p)
달 탐사를 시작할 때 미국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우리는 달에 가기로 했습니다’라는 기념비적인 연성을 했어요. 그 연설에서 케네디는 “우리가 왜 달에 가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은 왜 산에 가느냐고 물을 것이다. 왜 미식축구 경기를 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우리는 달에 갈 것이다. 우리가 그러기로 결심한 이뉴는 그 일이 쉬운 게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도전할 것이고, 그 도전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한층 더 끌어올릴 것이다”라고 했어요. 저는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258p
사회규범으로서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말하는 대신, 일단 개인이 독립적인 존재가 되라고 가르치고, 누군가를 온전히 사랑하려면 자기 자신을 먼저 사랑하고, 스스로의 삶을 잘 추스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해요. 42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