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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리뷰] 도시와 장애 상상모임 1회차

모임 리뷰

<도시와 장애, 상상모임> 1회차가 마무리됐습니다. 첫 번째 책은 얇은 굵기에 믿을 만한 출판사인 유유의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함께 읽었습니다. 모임을 기획했을 때 어떤 분들이 올까, 과연 관심있는 주제일까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다양한 분들이 와주셨는데요. 특수학급 교사, 발달장애센터 코디네이터, 장애인복지관 팀장, 대학생 등 장애를 눈앞에서 고민하는 현직자 분들부터 사회복지를 배우는 학생들까지 다채로운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원주가 장애를 어떻게 포용하고 있는지 함께 이야기했는데요. 한 분은 10점 중 2점을 부여하면서, 원주는 장애를 포용하지 않는 도시인 것 같다고 했습니다. 특수학교가 설립되기까지 납득되기 어려운 논쟁이 있었으며, 비장애인 중심으로 만들어진 거리는 늘 불쾌함을 전달한다는 것이죠. 특수학교에서 겪은 기쁨과 걱정 그리고 발달장애센터를 방문하시는 이용자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장애라는 주제로 여러 일터의 고민이 서로 오가니 듣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됩니다.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 다릅니다. 거주, 공간, 직업 등 조건이 다를 때 쌓이는 경험과 인식은 다양합니다. 흥업면에 있는 대학을 다니는 한 분은 이동권 문제를 언급하며, 버스의 한계를 짚습니다. 늘상 제기되는 문제지만, 이동권 문제는 장애를 넘어 비장애인에게도 화두입니다. 도시가 우리의 이동을 제한할 때 우리는 과연 시민이라 불릴 수 있을까요.
우리는 여전히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알지 못합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주위 장애인의 경험을 엿봐야 할 것입니다. 연말이 되면, 자동차 도로는 정비되지만, 도보의 상태는 늘 제자리걸음입니다. 차량 속도에 맞춰진 신호등 속도는 온전히 걸을 수 없는 이동약자들에겐 고역입니다. 실컷 떠들다 보니 알겠더군요. 우리의 도시가 이상하다는 사실을요. 다양한 시선으로 즐겁게 이야기한 모임은 섬뜩한 감각을 선물하는 것 같습니다.

나누고 싶은 질문

우리 사회는(원주는) 평소 장애'를 어떻게 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나요?
자신은 목적지로 이동할 때 무엇을 알아보는 편인가요?
장애인 당사자를 대상으로 운영되는 사업, 민간 기업을 알고 있나요?
비장애인으로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은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그 시절 내가 직접 경험해서 쌓은 모든 지식은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이 아니라 비장애인의 태도로 장애인을 돕는 법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12p
신청주의로 인해 행정 시스템을 이용할 때 불편함을 겪은 적이 있나요? '신청주의'를 대신하는 방법을 상상해본 적이 있나요? 혹은 행정의 어려운 단어에 불편함을 느껴본 적이 있나요?
"우리나라 복지제도는 기본적으로 신청주의다. 쉽게 말해, 필요한 사람이 직접 신청하지 않으면 복지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아무리 잘 갖추어져 있어도 이용하려면 먼저 신청해야 한다. …… 해당부처나 담당 기관에서는 관행처럼 쓰일지 몰라도 관용 표현, 한자, 전문용어까지 뒤섞인 정보는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낯설고 어렵다. 21-22p
내가 알고 있는 장애의 유형이 있는가? 나는 어떠했는가?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장애 유형을 15가지로 나눈다. 장애 유형을 분류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장애 유형을 장애인을 분류하는 기준 또는 잣대로 생각한다. 33p
무언가 정보가 없어서 막막했던 경험이 있는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은 욕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험의 기회'를 사회가 제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거주시설 내 장애인의 삶은 더욱 단조롭다. 시설 내에서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내니, 새롭게 접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은 갈수록 적어진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선택하기보다 누군가가 정해 주는 대로 갖고 하는 것에 익숙해진다. 52p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궁금합니다. 실무경험이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를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소한소통에서 발달장애인을 채용하려고 면접을 볼 때, 혼자 외출하거나 의사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동행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모님이나 보호자가 동행하지 않기를 권유한다. 함께 오신 부모님이 일할 당사자에게 묻는 질문에 대힌 대답하거나, 발달장애인이 대답하는 것을 평가하거나 번복하며 달리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55-56p
함께 일하는 상대의 속도에 불편함을 느낀 적이 있는가? 어떻게 이를 대처했는지, 어떻게 자신의 속도를 조율했는지의 경험을 나눠주세요.
함께 일하며 좋은 결과를 내려면 서로가 서로의 일하는 속도를 확인하고 제각각 그 속도에 맞게 일할 수 있도록 서로를 지원해야 한다. 64p
자신이 속해있는 일터, 조직, 단체는 장애를 받아들일 수 있는 단계에 있나요? 인식, 구조, 규정 등 어떠한지 함께 이야기해봅시다.
정부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을 의무화한 것은 장애인과 함께 일하고 살아가려면 기본적으로 장애를 바르게 이해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업주는 발달장애인을 고용하기 전, 사내에 발달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직원들이 발달장애리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교육해야 한다. 발달장애인이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와 업무 환경이 조성되기 전에 발달장애인을 고용한다면 당사자와 조직 모두에 상처가 될 수 있다. 67p
일을 하거나 무언가를 진행할 때 상대방, 타인의 속도에 맞춰서 하지 못한 적이 있나요? 타인의 속도가 늦을 때 보통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근로지원인의 기본 역할은 발달장애를 가진 직원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업무 내용을 천천히, 반복하여 설명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못하는 일을 대신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은 소근육 발달이 느리거나 시지각 능력에 제한이 있어 동작이 둔한 경우가 많다. 느리거나 둔한 것이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비장애인의 속도에 맞추라고 서두르거나 재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그 사람의 속도에 맞추어 그 사람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면 많은 발달장애인이 혼자 해낼 수 있다. 77-78p
그 기준이 무엇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나는 발달장애인을 지원할 때 지원하고자 하는 영역이 권리의 영역인지 지원의 영역인지를 먼저 따져 본다. 79p
서로의 취약성을 만나 서로 돌봄에 다다르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그래로 굳이 궁금해할 사람들을 위해 조목조목 따져 보자면 무엇이든 남편이 나에게 맞추어 주고, 내가 남편 덕을 보는 일이 많으니 남편이 손해일 수 있겠다. 나는 일희일비하는 성격이라, 슬픈 감정이 들면 정신적으로 쉽게 연약해지는데 그럴 때면 남편이 단단해지도록 붙잡아 준다.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여행을 떠나라며 여행 경비를 챙겨 주기도 한다. (결혼 후 7년 동안 남편은 출장 외의 용건으로 외박을 한 적이 없으나, 나는 친한 사람들과 여행으로 자주 집을 비운다.) 술에 취해서 "2차 가자"는 사람들을 우르르 집으로 끌고 와도 싫은 소리 한 번 한 적이 없다. 89-90p
앎과 경험은 동일했던 경험을 다르게 마주하게 한다. 장애 외에도 다른 경험/앎이 자신이 마주하는 사회를 다르게 인식했던 경험이 있나요?
남편은 휠체사용자로 사는 시간이 길어지며 느리게 변하는 사회에 점점 적응하고, 나는 결혼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남편과 내가 마주하는 사회가 너무 다르다는 것을 더 절절히 느끼고 있다. 94p
어디서 확인할 수 있는가?
그곳은 영화 보는 내내 목디스크를 걱정해야 할 만큼 불편한 자리이기에 우리는 장애인 좌석이 맨 뒷줄에 있는 상영관을 골라 영화를 예매한다. 97p
배리어프리 설계로 건축된 건물을 본 적이 있나요? 혹은 어떤 건물이 그러한 설계가 필요할까요? 배리어프리 설계가 되어 있지 않아서 불편함을 이야기 들었던 적이 있는지 이야기 나눠봅시다.
캐나다는 법으로 모든 건물의 배리어프리 설계를 요구한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집에서도 위험한 순간을 경험한다. 106-107p
자신이 최근 이사를 갔을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장애인우선주차장은 여러분에게 어떠한 존재인가요?
셀프 서비스에서 불편했던 적이 있나요? 셀프 서비스 가게에서 '기술의 부족'을 보완한다면 어떤 상상을 해볼 수 있을까요?
셀프 서비스는 사람이 주문 받는 가게에서도 어김없이 요구된다. "물, 휴기, 추가 반찬은 셀프입니다." 하지만 가게 내 테이블 사이가 휠체어가 다닐 만큼 충분히 넓은 곳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조금 넓어 휠체어를 이용해 다닐 수 있더라도 직원들이 오가는데 방해가 되면 여지없이 눈초리나 싫은 소리가 들려온다. 이번에도 선택지는 사실상 하나다. 먹지 않거나 아껴 먹는 수밖에. "분명히 셀프라고 말씀드렸었는데 부탁을 하신다"라며 투덜거리는 직원에게 상처받을 일 혹은 혹여나 더 무례해 상대와 다툴 일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다. …… 하지만 그런 변화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셀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이유를 개인의 잘못이나 장애로 간주해서도 안 된다. 장애나 개인의 미숙이 아니라 기술의 부족이 원인이다. 121-122p
저자는 휠체어 사용자들은 다시 걷게 되는 것보다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삶을 바란다고 한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은 저자가 바라는 삶에 어떤 도움/유용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후 친한 척수장애인들과 술을 마시면서 웨어러블 로봇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모두 "실변이나 급똥으로 빨리 화장실에 가야 되면 로봇을 어떻게 벗지"라고 하며, 절대 안 입는다고 진심을 담은 농담을 했다. 휠체어 사용자들이 기술의 도움으로 다시 걷게 되기를 바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장애인의 관점이다. 많은 척수장애인들은 다시 일어나 걷는 삶이 아니라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 갈 수 있는 삶을 바란다. 걷는 로봇을 입는 삶이 아니라 휠체어를 사용하면서도 대변과 소변을 좀 더 편하게 보고 뭐든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삶을 바란다. 129-130p
교통시설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안을 구현하는 공간에 방문한 적 혹은 들어본 적이 있나요? 다른 나라? 도시? 어떤 곳이었나요? 원주에 새롭게 도입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래전에 남편과 일본 여행을 간 적이 있다. 일본의 한 작은 마을에 있는 지하철역에 들렀는데 엘리베티어가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휠체어 리프트가 있겠구나 싶었는데 웬걸. 지하철 승무원이 에스컬레이턱에 키를 꽂고 돌리니까 에스컬레이터 계단 여러 개가 붙어서 휠체어도 탈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146p
유니버셜 디자인 등 우리는 어떤 변화들을 상상할 수 있을까요?
앞뒤로 밀어서 여는 유리문은 무겁기도 하고, 손잡이도 서 있는 성인의 손 위치를 기준으로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휠체어에 앉아서는 열기 어렵다. 167p
위의 이야기는 자신이 백화점을 이용할 때 어떤 행동의 변화를 요청하나요? 어떤 시선이 달라진 지점이 있나요?
쇼핑을 좋아하는 남편은 백화점을 싫어한다. 엘리베이터 때문이다. 특히 주망레 백화점에 가면 엘리베이터 타기가 쉽지 않다. 기다리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 어김없이 사람들이 빼곡히 서 있다. '유아차, 휠체어 우선'이라는 표시가 분명히 보이지만 엘리베이터 안의 어떤 비장애인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몇 대를 보내고 몇 분이 흘러야 겨우 탈 수 있다. 속으로 '에스컬레이터도 있는데 좀 양보해주면 안 되나' 생각하지만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기는 쉽지 않다. 16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