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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정보

영화 이름 :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
장르 : 코미디, 드라마
감독 : 실뱅 쇼메
주연 : 귀욤 고익스, 앤 르 니, 베르나데트 라퐁, 헬렌 벤상
개봉일 : 2014-07-24

리뷰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떠올리게 하는 실뱅 쇼메 감독의 2013년 영화다. 부모를 잃은 상처로 기억과 말을 잃어버린 ‘폴’은 두 이모와 함께 살아가는데,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해 피아노를치며 살아간다. 그는 우연치 않게 ‘프루스트’를 만나 그가 제공한 약을 먹으며 과거의 기억을 되찾아간다. 기억에 관한 이야기이자, 언어는 기억의 총체라는 상징을 보여주는 <마담 프루스트의 비밀정원>은 ‘잃어버린 시간’이 무엇인지, 이를 되찾아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폴은 프루스트를 만나 기억을 되찾는다. 마담 프루스트가 사는 곳은 건물의 중간층에 위치한 비밀 공간이다. 아마, 보일러실과 같은 장소가 아닐까 싶은데, 생기있는 식물들을 마주한 폴은 과거를 되찾는 여행을 떠난다. 기억을 되찾도록 돕는 마담 프루스트는 마치 스승과 같다. 프루스트는 폴의 과거를 되묻고 상태를 확인하지만, 절대 재촉하진 않는다. 과거는 미래로 나아가는 관문과 같다. 그렇기에 <메멘토>와 <본 아이덴티티>와 같이 기억을 잃은 자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 못한 채 방황한다. 그러나 폴은 방황할 수 없다. 두 이모의 존재는 그의 방황을 용납하지 않으며, 대신 가야할 길을 정해준다. 방황할 수 있다는 건 어쩌면 모험이자 기회가 되기도 한다.
기억을 마주하며 폴은 해방된다. 그는 아버지를 오해했다. 섹스를 폭력으로 해석했던 폴은 사건의 진실을 깨닫고 안도한다. 섹스는 나와 타자가 합해지는 과정이며, 폭력은 나와 타자가 해체되는 결과이다. 기억은 왜곡되어 있으며, 기억은 자의적으로 편집된다. 폴은 자신의 구축된 세계를 낯설게 바라보며 이를 저항한다. 과거를 되찾는다는 것, 내가 누군지 알게 되면, 우리의 일상은 변화한다. 이모들이 원하는 삶을 거절하고 자기만이 갈 수 있는 길로 향한다. 웃음기 없었던 그는 댄스 피아노 반주를 하며 웃음을 되찾는다. 아빠라는 언어도 내뱉으며, 사랑을 배워가고 자녀에게 헌신할 아빠가 된다.
폴은 부모로부터 상처받은 기억을 회복하고, 부모가 된다. 언어는 우리의 현실을 묘사하고, 설명할 때 가능하다. 욕망이 제거된 존재는 언어가 필요하지 않다. 언어는 자기애적 성격이 강하기에 수용하고 시키는 대로 살아가는 삶에 언어는 불필요하다. 망각, 기억의 소실은 언어의 부재로 이어진다. 그 둘은 상호충분관계이다. 과거를 함께 공유한 친구가 있기에 함께 이야기한다. 혹은 말하다보면 과거의 경험과 맞닿는다. 우리의 기억은 어떤 시간이었으며, 우리의 언어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 동시에 프루스트의 부재는 폴을 좌절시키지 않고, 그를 한발짝 나아가게 한다. 그의 마음에 여전히 프루스트가 살아있는 걸까. 기억이 그를 다시 붙잡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