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리뷰
2023년 12월, 바탕모임 11회차에서 <트렌드 코리아 2024>를 읽었는데, 이번 2월, 틈새모임 8회차는 저번에 나눈 바탕모임의 이야기보다 미시적으로 다가가 각자의 삶의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관심있게 읽었던 챕터와 트렌드는 무엇인지 함께 나누고, 각자의 영역에서 트렌드라고 부를 만한 것을 공유했습니다. 몇 가지 재밌는 이야기가 있었고, 주로 ‘육각형 인간’ 챕터를 중점으로 서로의 생각을 나눴죠.
제약회사의 트렌드는 실험 등을 통한 데이터가 만들어지고 사라질 때까지 오류를 만들지 않는, 데이터 무결성(Data Integrity)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시험자가 임의로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종이를 페기하지 못하게 프로세스화하는 것이죠. 공적기관은 최근 규제 완화가 트렌드라고 합니다. 상부의 지침으로 ‘규제를 완화할 아이디어를 찾아내라’는 지시에 기존의 법령과 규제들을 재검토하고, 민간회사들이 개발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 토대를 점검하고 있다고 하네요. 대학교는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위해 학생들의 니즈를 물어보고, 교수를 초빙하는 등 적극적으로 학생이 ‘원하는 것’을 제공합니다. 최근 그림책 분야는 공연예술과 결합하여 그림책 작가의 작품을 1인극으로 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트렌드라고 합니다. 보는 것을 넘어 체험하는 시대가 된 셈이죠.
각자의 일상은 세상을 정의합니다. <트렌드 코리아 2024>는 소비 트렌드에 국한되어 있고, 우리는 직업, 일상, 반복해서 하는 것과 맞닿아 사유하고 세상을 해석합니다. 2024년 각자가 생각하는 트렌드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소비를 넘어서 삶을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육각형 인간’을 긴 시간 동안 나눴는데요. 프랑스가 정의하는 중산층를 살펴보며, 우리가 지향하는 중산층과 차이가 있음을 느끼고, “남들과 다른 음식 솜씨가 있다”라는 색다른 해석에 꽤나 웃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완벽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걸까요? 주인공이 되지 못하면 루저라고 느끼는 SNS, 이제 완벽한 스텟으로 태어나야 흥미로운 웹툰 등 문화적 트렌드 또한 이를 방증하는 것 같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소감을 나눴는데요. 과연 트렌드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는 나다움이 무엇일까? 남들이 따라한다고 나도 따라하는 게 아닌, 저항해야 하는 트렌드는 무엇일까? 트렌드를 아는 것이 긍정적일까요? 트렌드를 따라 해야 할 것 같은 압박 속에서 무지한 것이 낫지 않은지 등 여러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이게, 맞나?’라고 머릿속에서 맴돌았던 것들이 정의되어 좋다고 하더군요. 모임은 끝났습니다. 2024년, 각자의 자리에서 트렌드를 써내려가겠죠. 영향을 받고 영향을 주겠죠. 자그마한 일상을 응원하고, 휘둘리지 않고, 강직하게 자신의 트렌드를 끌고 나갔으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