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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서울의 봄

정보

영화 이름 : 서울의 봄
장르 : 드라마
감독 : 김성수
작가 : 홍인표, 홍원찬, 이영종, 김성수
주연 : 황정민, 정우성, 이성민, 박해준, 김성균 外
개봉일 : 2023년 11월 23일

리뷰

영화의 흥행은 폭발적이었다. 코로나19 이후 멈췄던 극장의 문은 부산스러웠다. 사람들은 서로의 심박수를 인증하며, 얼마나 영화를 보며 분노가 일었는지 공유했다.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과 노태우의 군사 쿠데타의 순간과 그 과정을 담는다. 5·18항쟁, 6·10 민주항쟁 등 민주주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배경으로 영화가 개봉했으며, 12·12사태에 관해 영화는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두환을 주인공으로 배치해 심리묘사부터 인물 전개를 이끈 영화는 <서울의 봄>이 처음이다.
영화는 하나회의 수장이자 국군보안 사령관, 계엄사령부 합동 수사본부장인 전두광(황정민)과 수도경비 사령관인 이태신(정우성)의 대립 관계를 촘촘하게 쌓아나간다. 전두광이 권력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정상호(이성민) 참모총장은 위험성을 감지하고 그를 다른 지역으로 발령 보내려고 한다. 위기감을 느낀 전두광은 자신이 소속된 하나회의 간부에게 자신의 자리가 사라지면, 나머지 선배들도 어떻게 되는지 위협하면서 반란을 부추긴다. 하나회에 속한 간부들은 정상호를 납치하고, 병력을 한군데로 모아 서울을 점령한다.
반면, 전두광을 막기 위해 이태신은 다른 지역의 간부들에게 병력을 요청하지만, 제대로 회신되지 않고, 수도는 점령된다. 이를 필사적으로 막기 위한 이태신의 행동 앞에 애절함과 안타까움 동시에 답답함과 분노가 일렁인다. 국방부 장관인 오국상의 지질한 태도와 경멸스럽게 다가오는 행동은 전두환이 정권을 잡는 과정이 복합적이고 각 인물과 시스템의 실패를 발견한다. 한 인물의 무력한 태도에 국방부는 무너졌고, 저항하지 않은 군인들의 비겁함에 국가는 해체된다.
<서울의 봄>은 배우들의 연기, 캐릭터들의 역동성이 흥행의 반 할 이상을 차지했다. 영화는 그 시절의 모습을 충실히 재현함과 동시에 적절한 각색을 통해 그때의 폭발적인 감정과 여운을 충실히 전달한다. 역사를 재현한 영화는 진실을 탐색하면서, 덤덤하게 기술된 역사적 사실 속 살아 숨 쉬는 인물들의 고민과 폭발하는 사건의 전개를 기반으로 펼쳐진다. <서울의 봄>은 역사에 기록된 12·12 사태를 깊이 있게, 몰입감 있게 보여준다. <서울의 봄>의 흥행은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서울의 봄>은 지나간 시대를 재해석하며 붙잡았던 시도이자 들끓는 감정 앞에 무엇이 진실인지 되묻고, 현실 앞에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질문한다. 여전히 봄은 왔는가? 부정·부패와 불공정성, 권력의 몰락, 민주주의의 후퇴를 목도하며 대한민국은 추락하고 있다. 절벽의 끝자락에 피어난 꽃은 어떠한 마음으로 피어나는 걸까. 여전히 높은 절벽 앞에 자그맣게 피어나는 희망과 기대는 유약해 보인다. 비록 <서울의 봄>이 한갓 저항과 아카이브의 예술작품에 그치겠으나 1,300만 명의 마음에 꽃피운 감각은 무의미하지 않다. 아직 봄은 오지 않았으나 봄을 소망하는 마음이 자라나는 건 과장된 표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