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리뷰
Talking about 후원
이릿모임은 2022년 4월부터 재정적인 행동을 실행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1월에 시작한 학습모임은 삶의 실천을 고민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분투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고 더 나아가 변화를 추구하는 단체들을 알아가면서 인물에서 단체로 확장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비로소 단체를 후원하기로 결정했고, 구성원들과 함께 사회를 위해 힘쓰는 단체를 선정하고, 함께 공동재정을 마련하여 흘리고자 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곳 또는 그들과 함께 하는 단체로 재정을 함께 모아 후원했다.
세 달에 한 번씩 단체들을 선별하여 투표했고, 시대적 상황, 단체의 목적과 방향, 활동 등을 살펴보면서 후원했다(지금까지 2,394,000원). 이릿모임 구성원들은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만큼 회비를 내고 세 달치를 모아 후원했다. 재정이 흘러가는 곳에 마음이 있다는 말을 믿었다. 그 믿음 앞에 우리는 공동재정을 모았고, 2024년이 넘어가면서 100만 원의 공동재정을 확보했다. 이는 결코 가볍게 결정할 수 없는 금액이기에 우리는 어떻게 단체를 선정할 것인지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이번 이릿모임 38회차는 이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모금/후원을 위해 두 명의 담당자는 <모금의 영성>, <대한민국 기부 가이드>를 읽고, 발췌해 함께 나눴다. 기부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를 통해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더욱 선명한 그림을 얻었다. “기꺼이 함께 후원금을 모으는 이유”도 나눴고, “우리는 함께 하는 후원 활동을 통해 어떠한 사회를 꿈꾸는가?”도 함께 공유했다. 나를 위해서만 돈을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공동체를 넘어 사회로 재정이 흘러가길 원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이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다하지 못 한다는 죄책감을 덜어내고, 재정적 책임감으로 전환되길 원했다. 전환에는 성공했으나 방향이 아직 불명확하다.
논의는 구체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한 사람의 마음도 불편해서는 안 된다. 결정은 과정적이어야 한다. 그 과정에는 모두가 조그맣게라도 참여하거나 온전히 다른 이에게 위탁해야 한다. 후원처를 결정하는 것이 이번 모임으로 다 정리되진 못했지만, 4월 모임과 5월 워크숍으로 논의는 이어진다. ‘어디에 후원해야 하는가’보다 ‘후원할 곳을 어떻게 정할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다. 과정의 경험이 온전히 축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좋은 논의가 켜켜이 쌓일 때 우리는 이러한 논의를 기꺼이 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 자체만으로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건들고, 변화로 이끈다. 그 변화가 우리가 모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