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리뷰
이릿 모임 사상 최초 ‘그림책’을 읽고 나누는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책을 빌리러 주로 도서관 1층에 존재하는 어린이 도서관에 들어가는 경험부터가 모두에게 낯설지만 작고 소중한 순간들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른이 되어 읽는 그림책에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발견할 수 있는지,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 지을 수 있는지, 각자가 그 지점들에서 깨닫는 것들이나 인상 깊게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을 발견하며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우선은 그림책이란 어떤 책인지, 그림책은 어떻게 읽어야 잘 읽을 수 있는지 등에 관한 내용을 관련된 서적에서 발췌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이 책에 대한 배경 지식을 획득하기 위해 우선 이 책이 패러디한 원작 동화를 5분으로 요약한 유튜브를 시청했습니다. 그리고 원작 동화가 쓰였을 당시 시대적 배경을 간단하게 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이후 본격적으로 그림책을 한 장 한 장 시간을 들여가며 읽고 보고 음미하는 시간을 가진 뒤, 인상 깊은 내용들과 진행자가 사전에 준비한 질문들을 나누며 모임을 이어갔습니다.
모임에서 나온 질문
이번 그림책 모임을 통해 그림책으로도 어른의 심금을 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쓸모로 가치를 판단하는 세상에서 존재 자체만으로도 쓸모있는 우리임을 잊지 않고 싶다. 때로 무력함에 빠져있지만, 그래도 등장인물들이 그러하였듯이 꿈고개에서 꿈꿀 수 있는 미래가 조금은 보인다. 어쩌면 ‘브레맨’은 탈출을 위한 명분일 수 있지만, 괜찮다. 브레멘에 가지 않아도, 가지 못해도 괜찮다.
도전적으로 선택한 동화책이었는데 나눔 덕분에 풍성하게 읽어볼 수 있었다. 다음에 누군가에게 동화책을 읽어 줄 기회가 생긴다면 정말 재미있게 읽어주고 싶다. 제목처럼, 그들은 결국, 브레멘에 가지 못했지만, 가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 대안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여기도 공동체가 있어. 우리는 연대할 수 있지. 브레멘만이 답이 아니야.’
그림책은 나눌 게 별로 없을 것 같다는 편견을 깬 계기가 된 시간이었다. 그림책을 읽는 방법을 알려줘서 새로운 시각으로 마주할 수 있었다. 짧은 글과 그림에도 감동이 녹아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