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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리뷰] 도시와 장애 상상모임 4회차

모임 리뷰

‘도시와 장애’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장애의 곁’을 주제로 모이고 싶었습니다. 장애를 둘러싼 고민 앞에 한 명의 존재가 생각났고요. 장애 당사자 곁에서 소외받고, 자신의 욕망을 온전히 발화하지 못하는 비장애형제 말입니다. 원주옥상영화제에서 본 <나의 X 언니>도 생각났습니다. 이번 모임에는 특수교사 한 분이 더 오셨고, 비장애형제 한 분도 오셔서 그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에서 등장한 <나는> 자조모임에 몇 번 참여하신 적이 있다고 하셔서, <나는>이 무엇을 하는지도 들어보는 기회를 가졌죠.
참여자 중 한 분도 장애부모 자조모임을 진행했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자신이 쏟는 에너지가 커서 멈췄다고 합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이 중증이냐 경증이냐에 따라 육아의 힘듦을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시선이 존재한다고 하더군요. 같은 아픔으로 만난 모임이지만, 위계를 나누고 구분 지으며, 상처는 쌓여갑니다. <나는> 자조모임에서도 첫째냐, 둘째냐 혹은 장애의 종류, 수준에 따라 서로 공감하는 바가 다르다고 합니다. 큰 범주에서 공동체를 인식하는 혹은 그러도록 구조를 만드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특수교사 한 분이 더 오셔서, 이야기는 더욱 풍성해집니다. 특수교사 구성원들끼리 학습모임을 꾸준히 가진다고 하는데요. 오늘과 같은 독서모임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특수교사의 고충에 대해서도 듣습니다. 천사여야 한다는 압박, 불평불만을 말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고도 하네요. 한 아이를 염려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듣습니다. 졸업 이후 장애를 포용하지 않는 사회의 분위기, 시스템에 자칫 존재가 짓눌릴까 걱정하는 태도에 마음이 뭉클해집니다.
참여하신 모든 분이 (진행자인 저를 빼고) 장녀이더군요! ‘첫째’, ‘여성’에게 부과되는 ‘돌봄성’이 있는 걸까요. <나는>에 등장한 인터뷰이도 진학을 특수교사, 사회복지사로 했고, 함께 해주신 비장애형제도 현재 치료 분야를 전공하셨더라고요. 가정과 일상에서 돌봄을 경험했기에 자연스럽게 돌봄을 추구하는 일터로 향하는 걸까요. 특별히 비장애형제에게 한 가지 여쭤봤습니다. 스스로 비장애형제인 것을 다른 이들에게 말하는지 혹은 하지 않는지 말입니다. <‘나는’ 괜찮지 않아도 괜찮아>에서 장애형제를 정체성 삼아 진학을 했는지 혹은 그렇지 않은지 등에 따라 말의 유무가 정해지는 듯합니다. 친밀한 친구에게도 장애동생이 있음을 말하기 어려웠고, 말함으로 알 수 없는 압박에서 해방된 해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장애 관련 업무 종사자들의 이야기와 비장애형제의 경험은 우리 모두를 귀 기울이게 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장애를 포용하고 있는가. 참여자들의 일상은 장애를 포용하며 살아가지만, 개인의 노력을 넘어 도시적, 국가적 노력이 점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여전히 답하기 어려웠습니다. 차별과 혐오가 지배적인 시대에서 <도시와 장애, 상상모임>을 한다는 것은 그 절망을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죠. 그럼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이들이 있음을 발견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멈추지 않겠습니다. 계속 모임을 만들어보죠. 다음은 ‘돌봄’이 주제가 될 겁니다.

나누고 싶은 질문

'엄마, 나는?' 하고 묻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나부터, 내가 아닌 장애형제나 가족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성인이 된 나까지. 그런 자신에게 스스로 안부를 묻는다는 의미로 '나는?'이라는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요? 25p
Q. '나는?'이라는 질문 앞에 비장애형제가 느꼈을 마음을 함께 이야기해보고, 자신은 나는, 문구를 내 삶으로 가져온다면 어떤 의미로 재해석되는지 이야기해봅시다.
"제 가족은…." 35p
Q. 말을 잇지 못하는 태은의 마음은 어땠을까요? 만약 자신이 뒤에 문장을 완성한다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자신은 가족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자기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는 그 시간이 특별했다." 39p
Q. 자신은 이러한 시간을 갖고 있나요? 어떤 방식으로 하고 있나요? 만약 하지 못하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Q. 자신이 생각했을 때 가족에게 영향을 받아 형성된 성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족의 어떤 영향이라고 생각하나요?(성취감, 인내, 분노, 착함 등)
“너무 자책하지마. 지금까지 착한 딸, 좋은 언니로만 살아왔던 건, 어릴 때는 그렇게 해야만 살아갈 수 있었기 때문이잖아. 지금도 네가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거고. 어릴 때의 너든, 지금의 너든 다 살려고 그런 거지, 네 잘못이 아니야.” 47p
Q. 자신을 위로/격려하는 그룹/모임이 있나요? 그룹/모임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요? 무엇이 마음을 편안하게 했나요? 혹은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해주는, 혹은 '독립'(나답게 살아가는 결단)을 응원해줬던 우정이 있나요?
Q. 자신은 부모로부터 독립·저항·수용의 과정이 있었나요?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설명해주세요.
Q. 내가 만약 모임을 만든다면, 무엇을 주제로 만들어볼 수 있을까요? 무엇으로 연결될 수 있을까요?
Q. 자신의 인생에서 무엇을 상실한 경험이 있나요? 상실의 경험은 자신을 어떻게 나아가게 했나요?
Q. 자신의 비밀이 비밀이 아니게 됐던 순간이 있나요? 자신이 과거에는 감추고 싶었지만, 현재 돌아보면 별 게 아니라고 생각했던 게 있나요?
Q. 부모에게 자신은 어떤 자녀라고 생각하나요? 형제자매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