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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탕 17회차 - 언어를 디자인하라

모임 리뷰

바탕모임은 대가 어디로 튀어갈지 모르는 모임입니다. 미숙한 기획과 진행의 탓도 있겠으나 각 구성원이 지닌 관점의 차이는 대화를 흥미롭게 만들어냅니다. 적절한 긴장감, 아슬아슬한 질문들이 오갑니다. 자칫 재미와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대화가 지닌 즐거움은 거기서 발견됩니다. 세렌디피티. 우연히 발견한 기쁨은 독서모임과 어울립니다. 예상한 기쁨과 예상치 못한 기쁨이 가미될 때 매력적이죠. 사람들이 책을 즐겁게 읽는 조건이 있다고 합니다.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 80%, 모르는 내용이 20%일 때 편안한 마음으로 낯선 문장과 내용을 밑줄 치며 읽을 수 있다고 하죠. 모임도 마찬가지지 않을까요. 예상되는 흐름 80%, 예상치 못한 대화 20%를 어떻게 지켜나가는지가 관건이 되겠네요.
이번 도서는 <언어를 디자인하라>입니다. 자칫 자기계발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네이버는 대화/협상으로 카테고리화했고, 독자들에게 언어의 관점을 전환하도록 요구합니다. 노력, 최선, 성공 등이 아니라 우리가 성장해나가는 데에 있어 자신의 언어는 얼마나 성숙해지고 다채로워지고 깊어지는지 묻습니다. 한 분은 “수려한 문체에 엘리트 약장수”라고 평하면서, 후반부에 소개된 7가지 개념사전과 같은 ‘기술’이 소개된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합니다. 박용후 작가의 2018년에 출간한 <관점을 디자인하라>의 연장선상에서 ‘디자인’ 시리즈가 앞으로도 나올 것 같네요.
한 분은 책이 던진 질문 중 가장 핵심은 “당신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요?”라는 말합니다. 나의 업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는지, 어떤 단어로 나를 소개할 수 있는지 말이죠. 그 소개 안에 내가 일을 바라보는 태도, 자존감, 지향성 등이 담겨 있겠죠. ‘커뮤니티 디자이너’라고 부르는 저 스스로에게도 나를 어떻게 지칭해야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동시에 끝까지 붙잡고 가야 하는 핵심가치 단어가 무엇인지 나눴습니다. 따뜻함, 돈, 유머, 일상 등 여러 단어가 나오면서 그 이유를 소개했습니다. 일과 삶, 고통과 가족 등 부연적인 단어가 나오면서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인지 되묻습니다.
언어 레벨이 높다는 건 무엇일까요? 이를 높이기 위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 걸까요? 시대에 알맞은 새로운 단어를 아는 것, 시대에서 점차 저물어가는 단어를 쓰지 않는 것,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관계가 회복되는 것, 언어를 구사하는 인간을 이해하는 것. 언어를 새롭게 디자인할 때 우리는 자신과 타자를 온전히 이해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걸까요. 글쓰기와 말하기는 어떻게 더 견고하게 일상에서 자리잡고 따뜻함과 날카로움을 가질 수 있을까요. 많은 질문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매번 제가 구사하는 언어가 한계라는 생각이 짙었던 터라 언어적 한계를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 고심해봐야겠습니다. 다음 모임은 <숙론>입니다. 언어의 변화가 대화의 변화까지 이끌 수 있을까요. 숙론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인지 나눠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