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리뷰
<틈새모임>은 청년들의 독서모임입니다. 청년 외의 구성원은 <바탕모임>에서 받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틈새모임>은 대학생, 사회 초년생부터 5년차 정도 사회생활을 한 직장인까지 다양합니다. 질문을 받았습니다. ‘일을 왜 해야 하는가’, ‘조직에서 어떤 태도로 행동해야 하는가’. 일에 대한 질문에 흐지부지 대답하고 싶지 않아서 책을 함께 읽기로 했습니다. 특별히 <미움받을 용기>를 집필한 기미시 이치로 작가의 <일과 인생>을 집어들었는데요. 짧은 호흡이지만, 깊은 통찰이 있을 것을 기대했습니다.
“자신의 현재 상태 일의 과제, 사랑의 과제, 교우의 과제 중 비율은 어떻게 되는지” 질문했습니다. 저는 ‘일의 과제 60%, 사랑의 과제 20%, 교우의 과제 20%’로 대답했는데, 사실 정답은 없겠죠. 최근 일에 집중했던 탓에 비율이 높았던 것이지, 그래도 균형감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다른 참가자들도 과제의 비율을 정하면서 일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죠. “어느 과제도 그것 하나만을 독립적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각각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른 두 가지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된다.”(23p) 과제들은 연결되어 있기에 하나에만 소홀할 수 없습니다.
각자 일의 고충에 관해서도 나눴습니다. 저번 5회차에 진행한 <요즘 팀장의 오답노트>에서도 일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나눴었죠.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동료, 부하직원을 악의적으로 괴롭히는 팀장 등과 어떻게 관계하고, 다뤄나가야 하는지 함께 머리를 맡댔습니다. 이직의 시점 앞에 무엇을 기준으로 이직을 할 것인지도요.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을 하는 프리랜서는 근로자와 전혀 다른 생각으로 일을 대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견합니다. 일은 한 글자이지만, 그 한 글자에 응축되어 있는 단어는 수천 수만 가지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대단한 인생 이야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일할 때 불쾌했던 사건, 불만스러운 상사, 동료 이야기, 각자만의 일의 방향 등을 풀어냈습니다. <수학이 필요한 순간>으로 모임했던 순간도 떠오릅니다. 이과 두 분과 문과 두 분의 이야이는 상이했는데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을 다루며, 옳고그름을 묻는 일터에서 다루는 방식은 모임을 진행하는 저와도 다릅니다. 내가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는지가 나의 사고, 방식, 기준을 정합니다. 그렇기에 일에 대한 시각도 천차만별이라는 사실을 깨닫고요. 그 차이가 벌어질 때 우리는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는, 각 인간은 고유하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아래의 문장이 이 책의 핵심입니다. 책은 무리하게 일은 이러하다, 무조건 이것이다, 라는 메시지를 던지기보다는 미시적으로 설득합니다. 구체적 상황 속에서 행동의 방향을 제안하죠. 아래 문장을 계속 품고 가보렵니다. 그리고 모임에서도 일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나눠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인생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을 삶 속에서 어떻게 위치시켜야 할지 반드시 생각해야 한다. 누구나 반드시 일해야 하는지, 혹은 일에 가치의 차이가 있는지, 무릇 일이란 삶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1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