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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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 : 투명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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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하버드 조지 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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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 새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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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연도 : 2023-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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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 304쪽
리뷰
보이지 않는 존재인 투명인간. 이 캐릭터가 1897년, 발간된 <투명인간>의 모형임을 이제야 발견했다. 수없이 등장했던 투명인간의 영웅적인 모습의 시작이 색소결핍증을 앓고 있는 취약한 청년이라니. 우리가 당연하다 여기는 영웅은 과연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보이지 않는 남자, 그리핀은 처음 한 여객에서 머물다가 정체가 서서히 밝혀지면서, 마을에서 내쫓겨졌다가 다시 마을로 돌아와 복수하는, 이후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다.
그의 정체를 의심하는 이들이 모여서 큰 목소리를 낸다.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말하길 갈망하는 듯했고, 그 결과는 ‘언어의 혼돈’이었다.” (75p) …… “완벽한 바벨탑의 소음이 만들어졌다.” (81p) 하버드 조지 웰 스 작가는 창세기의 상징을 가져와 마을 사람들이 쌓은 바벨탑을 보여준다. 그들은 두려움으로 한 데 모여 견고한 성읍을 쌓았고, 두려움의 존재를 삭제시키기로 했다. 자신의 옷과 돈을 챙기기 위해 돌아온 그는 사냥을 당하기 시작해, 벌거숭이로 도망치기에 이른다.
그리핀은 과학적 실험으로 투명인간이 되었고, 아버지의 죽음과 부재가 자신을 괴물로 만들었다. 그는 도망쳤던 마을로 다시 돌아간다. “누가 사냥꾼인가?” 마을 사람들인가, 혹은 그리핀인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서사가 후반부를 가득 채운다. 보이지 않는 자와 전투하는 건 마치 ‘에일리언’과 ‘프레데터’를 보는 것과 같다. 작가는 전지적 시점으로 그리핀을 낯설게 볼 것을 요구하지만, 이는 작가의 의도가 다분하다. 끝까지 마을주민의 편에 독자들을 세운 뒤 죽음 끝으로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누가 괴물인가? 당신이 죽인 이는 괴물이었나, 사람이었나? 그리핀의 죽음은 그가 인간임을 증명한다. 죽어야 인간이 되는 시대, 그것은 2024년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많은 웰스의 작품처럼, <투명인간>은 과학 소설의 철학적 측면을 살펴보고 오직 상상력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처럼 여겨지는 주제에 대한 문화적 비판을 제공한다.” (294p) 과학주의, 이성주의의 시대.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적인 실험이 거행되었던 시대에 괴물이 탄생한다. 하지만 그를 괴물로 명명한 건 또 다른 이름의 괴물이다. 공동체는 인간이 아닌 자, 탈락한 자, 인간에서 벗어난 자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비인간을 나누는 경계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투명인간>은 SF 장르의 고전소설로 이 시대에도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인상 깊은 구절
모든 사람이 한꺼번에 말하길 갈망하는 듯했고, 그 결과는 ‘언어의 혼돈’이었다.(75p)
완벽한 바벨탑의 소음이 만들어졌다.(81p)
많은 웰스의 작품처럼, <투명인간>은 과학 소설의 철학적 측면을 살펴보고 오직 상상력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처럼 여겨지는 주제에 대한 문화적 비판을 제공한다. (294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