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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댓글부대

정보

영화 이름 : 댓글부대
장르 : 범죄, 드라마, 스릴러, 느와르, 블랙 코미디, 사회고발
감독 : 안국진
작가 : 안국진
주연 :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外
개봉일 : 2024년 3월 27일

리뷰

<댓글부대>는 장강명 작가의 소설 <댓글부대>를 영화화한 안국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소설과는 다르게 임상진(손석구) 기자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놓고 과거의 사건을 플래시백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영화는 원작 소설의 진행기법을 뒤틀어 빠른 전개와 임상진 기자의 추격극으로 탈바꿈한다. 동시에 삼성을 중심으로 최순실 사건, 촛불혁명 등 최근 일어난 큼직한 일들을 배치해 영화의 현대성을 강조하고, 2004년, 삼성SDS의 포스데이타 시험주행 사건 등을 이야기하며, 기존 골격에 살집을 불렸다.
<댓글부대>는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모호하게 설정한다. 관객들은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도 무엇이 진실이었는지, 임상진은 실존 인물이었는지도 의심할 것이다. 100% 진실보다 거짓이 섞인 사실이 더욱 진짜처럼 여겨진다. <댓글부대>는 온라인 커뮤니티, SNS를 충실히 재현한다. 영화를 보다보면 마치 내가 온라인 커뮤니티에 들어와 있다는 착각이 든다. 팀 알렙의 방식은 커뮤니티의 현실에 기반하여 여론을 어떻게 조장하고 기업과 사람은 어떻게 이에 반응하는지 보여준다.
임상진 기자의 몰락과 추격극을 현시점으로, 알렙의 커뮤니티 조작을 과거 시점으로 진행되다 보니 영화의 호흡 속도는 급박하면서 동시에 정보 전달에 충실하다. 전개 속도 및 결론 등 상업영화의 문법으로 이야기는 흘러가지 않았기에 이에 취향은 갈리는 듯하다. 임상진 기자가 과거의 사건을 추격하는 것처럼, 관객들도 과거의 이야기를 추격하고 깊이있게 들어간다.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현실을 마주한 임상진 기자처럼, 관객들도 그와 비슷한 마음을 느꼈으리라. 진실은 정보를 탐색해야 하고, 분간해야 하며, 결정해야 한다. 진실은 사실을 모아놓은 꾸러미가 아니라 방향이 구체화된 사실들의 총합이다. 영화는 파편화된 사실을 보여주며, 진실을 찾을 것을 요청한다.
팀 알렙의 사는 곳은 놀이공원의 관람차가 보이는 곳이다. 밝은 불빛이 창문 내부로 들어올 때 마치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과 같다. 관람차는 가만히 있어도 위아래로 위치가 뒤바뀌며 주변의 경치를 볼 수 있는 기구인데, 이는 마치 커뮤니티의 여론을 비유한 것이 아니었을까. 팀 알렙은 보이지 않는 손이며, 그들은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댓글부대’이다. 3명(2명일 수도)이지만, 그들은 ‘초기의 사소한 변화가 극심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나비효과라는 말처럼, 다수를 뒤흔들고 현상을 바꿔낸다.
<댓글부대>는 현실 앞에 선 우리들의 커뮤니티, 온라인 활동을 멈춰서게 한다. 우리는 매번 진실을 전달하며 거짓없는 사람이었던가. 때론 이야기를 옮겼고, 진실을 향해 나아갔으며, 예상치 못한 몰락을 경험했다. 우리가 믿는 이야기는 무엇으로 이뤄져 있을까. 그 출처는 무엇이고, 어디에 기반되어 있는가. SNS의 익명성과 탈진실화에 지친 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 “우리의 이야기는 과연 진실한가” 그 질문 앞에 <댓글부대>는 기록되었고, 표현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