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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정보

책 이름 :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저자 : 김예지
출판사 : 성안당
종 류 : 한국 에세이
출판연도 : 2020-07-08
쪽수 : 240쪽

리뷰

최근에 <판타스틱 우울백서>를 읽으면서, 자전적인 만화의 매력을 깨달았다. 작은 문턱처럼 읽기 쉽고, 일상 곳곳 스며든 고민이 내가 경험하지 못한 다른 세계를 쉬이 공감하게 했다. <다행히도 죽지 않았습니다> 또한 마찬가지다. <판타스틱 우울백서>보단 조금 더 만화적 요소와 내용이 풍성한 편이었다. 사회공포증, 불안 장애 등 질병을 처음 인식했을 때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자기만의 방식이 담겨 있다.
“그럴수록 나 스스로 연기하는 게 너무 잘 느껴졌다.”(37p)
사회 부적응자로 느꼈던 순간부터 정신의학 의사와 상담센터 상담사를 만나는 과정까지 김예지 작가의 내밀한 감정과 심해에 유영하는 것 같은 우울한 관념이 그의 언어로 놓여있다. 작가의 삶의 궤적을 함께 걷는 이들은 그의 언어가 충분히 공감될 것 같다. 나의 정신질환 당사자 지인이 했던 “오늘도 죽지 못해 살아간다”라는 말에 저자는 “죽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말을 건네는 것 같다.
2024년, 성공담이 흘러넘치는 홍수의 시대다. 반대로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것은 무엇일까. 자기 경험이 특정한 언어로 명명할 때 스스로 해방될 수 있는 걸까. 혹은 언어을 찾지 못한 자들을 향한 선물일 테다. 에세이/만화가 가진 의미를 다시 되새겨 본다.

인상 깊은 문장

“너만 그렇지 않다. 나도 이렇다”라는 공감과 위로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나만 하던 그 고민이 사실은 누군가도 하는 고민이었고, 고민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어떻게 좋아졌는지 알아가는 건 제 경험 상 생각보다 많은 치유와 희망을 줍니다. 8p
진단기준 64p DSM-IV-TR은 사회 공포증의 진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하나 또는 그 이상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두려움이 있다.
두려운 사회적 상황에의 노출은 거의 매번 불안을 유발한다.
자신의 공포가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임을 인지하고 있다.
공포스러운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려 하고, 회피하지 못하면 불안과 고통을 경험한다.
이로 인한 고통이 직업적, 기능적, 사회적 영역을 심각하게 저해하거나 공포로 심한 고통을 받는다.
18세 이하인 경우 기간이 6개월 이상 되어야 한다.
공포나 회피가 물질이나 일반적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며 다른 정신 장애로 잘 설명되지 않는다.
만약 일반적 의식적 상태 또는 다른 정신장애가 존재할 경우, 진단 기준(1)에서의 공포는 이것과 연간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이제 예지 씨와 제가 차츰차츰 알아가야죠. 현재의 무엇을 바꾸고 나아갈지 말이에요. 12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