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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리뷰]트렌드 코리아 2023

정보

책 이름 : 트렌드 코리아 2023
저자 :김난도,전미영,최지혜,이수진,권정윤,이준영,이향은,한다혜,이혜원,추예린
출판사 : 미래의창
종 류 : 트렌드 / 미래 전망
출판연도 : 2022-10-05
쪽수 : 424쪽

리뷰

2023년 중반이 돼서야 <트렌드 코리아 2023>을 읽었다(읽은 시점은 6월). 2020년부터 꾸준히 본 편이기에 이번에도 궁금했다. 시대가 워낙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내가 경험하는 것보다 더욱 다양한 것들이 존재한다. 강원도 원주에 사는 탓도 클 것이다. 재빠르게 변화하는 수도권과 달리 원주시는 서울에서 유명한 것과 5년 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서울에서 성공했던 것을 원주에 적용한다면, 당분간은 큰 성공을 거두지 않을까.
2023년은 코로나19에서 일상으로 전환되는 시기였다. 동시에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라이프스타일과 새로운 오프라인 라이프스타일이 결합되고 공존되는 시기였다. (1)평균실종, (2)오피스 빅뱅, (3)체리슈머, (4)인덱스 관계, (5)뉴디맨드 전략, (6)디깅모멘텀, (7)알파세대가 온다, (8)선제적 대응기술, (9)공간력, (10)네버랜드 신드롬 등 10가지 트렌드는 현재를 보여주는 주요 키워드임이 분명하다. 물론 이때는 챗GPT의 도약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한 여성이 식당을 찾았을 때의 행동을 파악하는 데는 그가 20대·직장인이라는 분류보다 그가 가족과 방문했는지, 아니면 혼자 방문했는지를 살펴보는 맥락적 사고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셋째, 평균대로 살아야 한다는 '규범적 사고에 얽매일 수 있다. 평균은 상태를 기술할 뿐 그 과정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168p.) 새롭게 시도할 때 평균의 함정에 빠진 건 아닐까. 우리는 평균이 기술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분명 양극단에 치우쳐 평균값으로 형성된 것도 있을 터다. 평균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에 자유로울 필요가 있고, ‘맥락적 사고’가 분명 중요할 터이다.
“룰루레몬은 온보딩 기간 동안 신입직원들에게 커리어와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하도록 장려한다. 룰루레몬의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인 직원이나 언젠가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창업하는 것이 목표인 직원 모두가 각자의 야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동등하게 지원한다. 이 때문에 룰루레몬 신입직원의 90일 근속률과 입사 1년 차 직원의 업무 몰입도는 업계 평균의 2배 수준으로 올랐다. 룰루레몬은 신입직원의 온보딩만큼 퇴사자의 온보딩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튜디오 체육관을 열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수많은 직원들을 룰루레몬의 '앰배서더'로 만들고, 지역 룰루레몬 매장에 이들의 사업을 소개하는 사진이 전시된다. 이미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지만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통해 이들의 성공에도 여전히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직장인 생애주기 관리는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한 인간으로서 개인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느끼게 한다.”(191p) 더 이상 사람들은 한 조직에서 헌신하지 않는다. 자신의 열망과 뜻을 향해서 흩어진다. 룰루레몬의 전략은 지역사회에서도 유용하다. 지역 내에서 이직했을 때 업무적인 연결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발할 수 있다. 언젠가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 때 더욱 유연해지고 한 사람에 맞춘 전략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조직, 전략을 마련할 수 있다. 새로운 조직철학이 필요할 때다.
“저 사람과 인연을 만들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관계를 지속할지 결정할 때에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242p) 관계를 인덱스처럼 붙이면서 위계를 나눈다. 저 사람은 나에게 있어서 어느 정도인지, 어떤 위치에 있는지 등을 따져 물으며 관계의 선과 거리를 결정한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관계적 망은 넓어졌지만, 모든 관계를 관리할 수 없기에 그 안에 끊임없이 분류한다. 적절한 가격대의 카카오톡 기프티콘이 소비되는 이유다.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선물하고 이에 응답하기 때문이다. 거기서 시장은 움직인다.
내게도 2023년은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지혜를 발휘했던 해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사업적 모색이 이뤄졌으며, 여러 모델을을 발견했다. 2024년은 이를 구체화하는 연도가 될 것이다. 꽃을 필 것인지, 봉우리까지 올라올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한다는 것은 변함없다.

인상 깊은 문장

”오히려 명품 시장은 성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또한 단지 소득 격차가 커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소위 ‘작은 사치’를 위한 상품,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 상품, 구매의 열망을 불러일으키는 상품 등은 불황기에도 견고하기 때문이다.” (9-10p)
아이들의 입장을 거부하는 '노키즈존', 반려동물의 출입을 금지하는 '노펫존'에 이어 서울의 한 캠핑장에서는 중년층의 입장을 금하는 '노중년존'을 공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31p.
반면 새롭게 등장한 '어드레서블 TV'는 마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개인별로 다른 광고를 노출하듯, 사람들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동일한 채널을 보더라도 골프를 좋아하는 시청자에게는 골프 제품 광고가, 투자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는 금융 상품 광고가 방영되는 형태다. 35p.
생산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일부 업종에서는 PODPrint On Demand(주문 제작인쇄) 모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POD란 창의적인 디자인 도안만 있으면 상품 판매를 위한 복잡한 머천다이징 절차 없이 온라인에서 상품을 만들어 판매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37p.
온디맨드란 공장에서 제품을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소비자의 주문이 들어오면 즉각 제품을 만드는 생산 방식을 뜻한다. 38p
”사회적 고립도는 인적·경제적·정신적 도움을 구할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을 나타내는데, 2022년 1월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적 고립도는 34.1%로 2년 전 조사보다 6.4%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한민국 국민 3명 중 1명은 고립 상태에 놓여 있는 셈이다.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다는 응답은 27.2%를,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는 응답도 20.4%를 기록하며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41p.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노력도 꾸준히 지속되어야 한다. 일본의 펫 친화 공동주택 엘리베이터는 반려동물 탑승 여부를 표시할 수 있는 ‘펫버튼’이 설치되어 있다.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을 배려해 엘리베티어에 반려동물이 탑승한 경우 펫버튼을 눌러 대기 중인 사람들에게 탑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나의 취향을 강요하기보다 나의 취향을 싫어하는 타인을 배려하는 것에서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이 엿보인다. 43p.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미국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센터가 17개국 성인에게 물었다. 14개국 국민은 ‘가족’을 꼽은 반면, 유일하게 한국 국민은 ‘물질적 풍요’를 꼽았다. 여기서 물질적 풍요란 충분한 수입, 빚이 없는 상태, 음식과 집 등을 의미하는데, 다른 나라에서 상위권에 오른 ‘직업’이나 ‘친구’, ‘취미’는 순위 내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45p
비슷한 맥락에서 '월이자 지급식 채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났다. 개인투자자의 수요에 맞춰 통상 3개월 주기였던 이자 지급 시기를 1개월로 단축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롯데카드·롯데캐피탈·신한카드·메리츠캐피탈 등이 잇따라 월이자 지급식 채권을 발행하면서 해당 분야의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마저 나타났다. 48p.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카사코리아’의 경우 상업용 빌딩과 같은 부동산 소유권을 댑스라는 증권 형태로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투자자는 지분에 비례해 임대 수익을 배당받으며, 부동산이 매각되면 차익을 나눠 갖게 된다. 50p
소비자가 움직일 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을 'M2EMove to Earn'라고 하는데, 캐시워크, 지오디비, 스테픈 등이 대표적인 예다. 51p.
2018년부터 시몬스 침대 공장이 있는 이천시 ‘시몬스 테라스’에서 지역 농가들의 농,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는데, 하루 방문객이 최대 7,000여 명까지 몰리면서 도심 속 로컬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88p.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2019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1분기 중 신규 가맹점명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산·대구·전구·인천 등 지역 이름이 들어간 가게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는 코로나19 이후 지역의 가치를 비즈니스로 연결해 소비자에게 친근함을 소구하는 '로코노미' 트렌드가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89p.
TX란 기술과 제조뿐 아니라 사용자, 직원, 고객의 경험까지 상호연결해 모든 이해관계자를 위한 총체적 경험을 향상시키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적용하면, 지역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어떤 교통편으로 어떻게 찾아오는지, 어떠한 콘텐츠를 즐기고 어디에서 머무르는지 등 심리스한 여행경험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95p.
”2021년 12월 디지털 싱글앨범 ‘리와인드’로 데뷔하며 각종 음원 차트에서 실시간 1위를 차지한 ‘이세계아이돌’, 일명 ‘이세돌’은 사람의 얼굴 표정이나 몸짓을 그대로 구현하는 가상현실 아바타로 활동하는 온라인 아이돌 그룹이다. 이 그룹은 한 스트리머가 진행한 ‘사이버 아이돌 프로젝트’란 오디션을 통해 결성됐는데, 구독자 수만 명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참여했다. 첫 싱글의 공식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 수는 1,000만 뷰에 육박하며, 2022년 3월에는 두 번째 싱글앨범을 발매했다. 104-105p
‘알다’와 ‘말하다’에서 유래된 라틴어 동사 ‘narrare’가 어원인 내러티브는 ‘무언가를 알기 위해 말하다’라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내러티브가 브랜드와 만나면 미적, 제품적,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브랜드의 존재감을 어필하는 핵심 메시지가 되며, 이를 통해 소비자는 브랜드에 단순한 애정 이상의 팬심까지 갖게 된다. 즉, 내러티브는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위해 행동하는 명분을 제공할 수 있다. 이 행동은 입소문이나 구매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설정된 세계관을 따르고 그 안에서 자유도를 누리며 소비자는 자신의 삶과 또 다른 세계로서 브랜드를 동일시하게 된다. 107p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도 비전과 세계관을 담은 내러티브를 잘 활용하는 예시로 자주 언급된다. 그의 내러티브 요소 중 하나는 데이터 음영 지역을 줄이기 위한 저궤도 위성 인터넷 사업 ‘스타링크’다. 스타링크는 2020년부터 시험 서비스 중이었으나 큰 감흥을 주지는 못했다. 그러다 2022년 초 러시아 침공으로 인해 인프라가 파괴된 우르라이나 일론 머스그에게 스타링크 지원을 요청했고, 이에 일부 지역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덕분에 우크라이나의 생생한 전황이 전 세계에 알려졌을 뿐 아니라, 스타링크 기술의 실용성까지 검증됐다. 테슬라는 독재에 맞선 기술이라는 시대정신을 더해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컨셉 세계관을 구축하는 결과를 얻었다. 110-111p
이렇게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은 현대인의 욕망이자 결핍이기도 한 존재감을 추구하기 위함이다. 존재감을 갖추려면 그럴듯한 세계에 내가 존재한다는 주관적 인지가 가장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야 한다. 112p.
이제 영화도 대형 스크린과 수준 높은 음향 시설로 즐겼을 때 몰입감이 극대화되어 비싼 티켓값이 아깝지 않은 '극장용 영화'와 집에서 즐기는 것으로 충분한 'OTT용 영화'로 양분되고 있다. 151p.
그중 하나인 '옵스큐리파이'라는 스포티파이 연동 앱은 사용자의 스포티파이 이용 기록을 기반으로 음악 취향을 분석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비교하여 '모호성 등급'을 부여한다. 자신의 취향이 얼마나 전형적이지 않고 독특한지 알려주는 것이다. 156p.
한 여성이 식당을 찾았을 때의 행동을 파악하는 데는 그가 20·직장인이라는 분류보다 그가 가족과 방문했는지, 아니면 혼자 방문했는지를 살펴보는 맥락적 사고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셋째, 평균대로 살아야 한다는 '규범적 사고에 얽매일 수 있다. 평균은 상태를 기술할 뿐 그 과정을 정의하는 것이 아니다. 168p.
이제 취해야 할 전략은 다음의 세 가지 중 하나일 것이다. 양극단의 방향성에서 한쪽으로 색깔을 확실히 하는 '양자택일' 전략, 소수집단(때로는 단 한 명)에게 최적화된 효용을 제공하는 '초다극화' 전략, 마지막으로 경쟁자들이 모방할 수 없는 생태계(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승자독식' 전략이다. 169p.
한국고용정보원의 청년 노동시장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기존 직장에서 3년 이내 근무한 임금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이직한 경우, 직장을 옮기지 않은 근로자에 비해 시간당 임금이 직전 직장에서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77p.
현대자동차그룹에서는 과장(책임)이 되기를 거부하는 대리들을 일명 '진거자(진급거부자의 준말)'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들이 승진을 기피하는 이유는 과장이 되면 연봉제로 전환되고 5단계 인사고과 시스템을 적용받아 언제든 구조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과장 승진과 동시에 노조 조합원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에 차라리 조합원으로 남아 정년을 보장받는 것을 선호한다. 178p.
룰루레몬은 온보딩 기간 동안 신입직원들에게 커리어와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하도록 장려한다. 룰루레몬의 임원이 되는 것이 목표인 직원이나 언젠가는 자신의 패션 브랜드를 창업하는 것이 목표인 직원 모두가 각자의 야망을 이룰 수 있도록 동등하게 지원한다. 이 때문에 룰루레몬 신입직원의 90일 근속률과 입사 1년 차 직원의 업무 몰입도는 업계 평균의 2배 수준으로 올랐다. 룰루레몬은 신입직원의 온보딩만큼 퇴사자의 온보딩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스튜디오 체육관을 열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회사를 떠나는 수많은 직원들을 룰루레몬의 '앰배서더'로 만들고, 지역 룰루레몬 매장에 이들의 사업을 소개하는 사진이 전시된다. 이미 회사를 떠난 직원들이지만 지속적인 관계 맺기를 통해 이들의 성공에도 여전히 관심을 두는 것이다. 이러한 직장인 생애주기 관리는 조직 내의 구성원들이 한 인간으로서 개인의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느끼게 한다. 191p.
앞으로는 조직 내 HR 리더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다. 직원을 채용하고 관리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들에게 조직의 가치를 전달하고 이해관계자인 직원을 설득하는 사내 커뮤니케이터로서 역할이 더욱 확장됐기 때문이다. HR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최고재무책임자의 역할이 확대된 것처럼 최고인사책임자가 C급 경영진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고 강조한다. 191p.
이에 대한 대안으로 'OKR'을 도입하는 회사들이 많다. 목표및핵심결과지표의 약자인 OKR은 조직적 차원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결과를 추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표 설정 프레임워크다. 193p.
일본에서는 집까지 조각내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했다. 일본의 주거공유 업체인 리렌트 레지던스 시부야는 집을 비운 날짜만큼 월세를 깎아주는 서비스로 이목을 끌었다. 도쿄 시부야 역에서 3분 거리에 위치하고, 가구와 가전이 전부 설치되어 있는 37제곱미터 크기 방의 월세는 한화로 약 200만 원이다. 결코 저렴하지 않다. 그런데 이 방에는 아주 특별한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외박을 하면 월세를 깎아준다'는 것이다. 세입자가 전용 앱을 통해 미리 외박을 신청하면, 그날 빈방을 일반인에게 숙소로 빌려주어 이익을 내고 그 일부를 거주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하루에 6,000엔(약 6만 원) 가량 월세가 할인되고, 최대 15일간 외박이 가능하다. 이 레지던스를 관리·운영하고 있는 벤처기업 유니토의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하는 집을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205-206p.
일례로 OTT 계정 공유 앱 피클플러스에서는 '파티매칭' 기능을 통해 넷플릭스나 왓챠와 같은 OTT 서비스를 함께 구독할 사용자를 찾을 수 있다. 이탈자가 발생하면 신규 멤버를 자동으로 재매칭해주는 기능을 제공하며, 가입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210p.
저 사람과 인연을 만들고 어느 정도 수준으로 관계를 지속할지 결정할 때에도 "내가 선택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242p.
미국의 유통회사 월마트는 넥스트도어와 파트너십을 맺고 몸이 불편한 이웃을 대신해 지역 주민 한 사람이 대표로 장을 봐오는 '이웃끼리 도와요'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낯선 이웃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자 할 때 가장 염려되는 부분은 역시 안전이다. 이에 넥스트도어는 지역과 실명을 인증하도록 설계해 특정 지역에 실제로 거주하는 사람들만이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도록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안전성을 검증받는 유저에게는 '최고의 이웃' 인증을 제공해서 신뢰도를 보장했다. 246p.
볼보자동차가 발표한 순환 비즈니스의 핵심은 모든 부품을 자사 또는 공급 업체가 사용하거나 재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존의 설계를 비롯해 개발·제조 환경을 대대적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실제로 볼보자동차는 2021년부터 약 4만 개의 부품을 다시 제조함으로써 이산화탄소 배출량 약 3,000톤을 저감하는 성과를 거뒀고, 생산폐기물의 약 95%를 재활용한 바 있다. 나아가 전기차용 고전압 배터리의 재활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59p.
교체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방안은 기존 제품을 폐기하게 만드는 일이다. 이를 D2P라고 부른다. D2P의 대표적인 예는 기존 상품에 대해 일정한 보상을 주는 '보상 판매' 혹은 '교체 판매'다. 이는 상품의 교체 주기가 긴 가구·전자 업계에서 주로 선보여왔다. 이케아는 자사 제품을 되사주는 '바이백 서비스'를, 까사미아는 동일한 카테고리 상품을 교체할 경우 최대 30%까지 할인하는 '까사미아 익스체인지'를 시행하고 있다. 266p.
우리 사회 곳곳에 퍼져 있는 '디깅러'들이 단지 '취미'에 진심'이기만 한 건은 아니다. '멀티 페르소나' 시대에 '찐자아'를 찾으려는 열정 가득한 노력이자, 코로나 사태와 불경기 속에서 흔들리는 실존적 불안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만의 행복전환점을 찾으려는 삶의 매진이다. 281p.
호주의 대화형 식당 '카렌스다이너'는 독특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무례한 곳'이라는 컨셉을 내세운 곳이다. 직원들은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을 가볍게 무시하며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주문하려는 손님의 부름에 귀찮다며 짜증을 낸다. 케첩을 더 달라는 손님의 요청에 멀리서 던져주기도 한다. 이에 손님들은 재밌고 신선하다며 즐거워하고, 일붤 직원들을 자극하거나 더욱 무례한 응대를 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식당은 컨셉에 열광하는 MZ세대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호주를 넘어 미국과 영국에 11개가 넘는 지점을 론칭하기도 했다. 288p.
성격 판별 플랫폼 푸망은 디깅 성향을 판별해주는 '덕질 유형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는 이 테스트를 통해 자신의 덕질 유형을 파악하고 함께 덕질하면 좋은 유형의 친구들을 찾을 수 있다. 290p.
K-컬처 신드롬을 이끌고 있는 SM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자사의 세계관을 계속 확장해, K-팝 팬들이 스스로 문화를 만드는 프로슈머가 될 수 있는 문한한 '콘텐츠 유니버스'의 구축을 지향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CU에서 처음 선보인 혼합 영상을 '카우만'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카툰·애니메이션·웹툰·모션그래픽·아바타·노블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다. 다시 말해서 장르를 가로지르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를 생산 및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299p.
고객의 사용 흐름을 읽음으로써 더 잘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술, 나아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표현하기 전에 고객을 위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 궁극적으로 고객이 필요를 깨닫기도 전에 미리 솔루션을 제공해 불편함을 해소히켜주는 기술을 '선제적 대응기술'이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333p.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개발한 K-가드 앱이다. 침수·화재·실종 등 일상 속 11종류의 위험을 실시간으로 알리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국토교통부와 기상청 등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이 구축한 데이터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동네의 위험요소를 발견해 사진으로 등록하면 이 역시 알림에 반영되어 다른 이용자에게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이다. 일상 속 위험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선제적으로 알림으로써 공동체의 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37p.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는 대화형 경험 솔루션 업체인 와일드바이츠와 협력해 만든 '디지털 미러'를 스페인 마드리드의 플래그십스토어에서 시범 설치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매장의 방문 고객이 거울을 들여다보면 거울이 자동으로 해당 고객의 성별·연령대·스타일을 인식한다. 여기에 현재 마드리드의 계절이나 날씨, 실시간 인기 상품 등의 다양한 정보를 더하여 개별 고객에게 딱 맞는 메이크업·스킨케어·향수 등을 제안한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지금 입고 있는 옷을 더 돋보이게 해줄 아이템들도 소개해준다. 스카프를 착용한 고객에게는 이를 보완할 립스틱을 제안하고, 동물무늬 원피스를 입은 고객에게는 이를 강조할 아이섀도를 권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시도는 고객이 수많은 제품 중에서 뭘 고를지 고민하기 전에 고객의 현재 상태와 주변 맥락을 파악해 제품을 추천하는, 선제적 대응기술이 가장 일반적인 형태라고 볼 수 있다. 339p.
삼성전자는 2016년 인수한 세계적인 차량 소프트웨어 기업 하만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디지털 콕핏'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삼성헬스 서비스를 자동차 소프트웨어와 연계해 탑승 전에는 모바일 기기로 신체 활동을 기록하고, 탑승 후에는 자동차 내 모니터링 기기·웨어러블 기기·스마트폰 등을 활용해 운전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이를테면 운전자의 전날 수면 패턴과 현재 눈꺼풀 움직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졸음운전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실내 환기를 유도하고, 운전자에게 주의 메세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혹은 운전자의 스트레스 수치에 따라 조명·향기·음악 등 차량 내부 분위기를 자동으로 변경해주기도 한다. 345p.
전기·수도·가스 등의 사용 추이나 통신비·의료비 등의 연체 현황 같은 정보들을 서로 연계시키는 행정망이 있었다면, 복지 신청이나 전입신고를 하지 못했더라도 정부가 먼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 수 있었을 것이다. 347p.
대형 쇼핑 공간에서 고객들은 자신이 내키는 대로 걷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공간기획자들이 숙고 끝에 설정한 동선을 따르게 된다. 이를 '상업적 산책로'라고 하는데, 고객들이 마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가듯 쇼핑을 하게 된다고 해서 '리테일 컨베이어 벨트‘라고도 표현한다. 362p.